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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작은 기관, 갑상선은 신체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에너지 엔진' 역할을 한다. 이 엔진의 출력이 너무 과하거나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아무리 쉬어도 풀리지 않는 극심한 피로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EBS 명의를 통해 갑상선 질환의 핵심을 심도 있게 짚어온 전문의이자, 오랜 시간 갑상선 질환의 대가로서 수많은 임상 경험을 쌓아온 임상의로서, 갑상선 호르몬 이상이 우리 몸을 어떻게 지치게 만드는지 그 원인과 관리법을 제언하고자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멈추지 않는 전력 질주 상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은 상태와 같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신진대사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빠르게 뛰고 땀이 나며, 몸은 마치 쉬지 않고 전력 질주를 하는 듯한 과부하 상태를 유지한다.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근육량이 줄어들고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일상적인 활동조차 힘겨운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동력을 잃고 멈춰가는 저속 상태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엔진의 동력이 떨어져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둔해지는 '저속' 상태다. 전신의 신진대사가 느려지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 생성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 맥박이 느려지고 장운동이 둔해져 변비가 생기며, 몸이 쉽게 붓고 추위를 심하게 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기억력이 떨어지고 사고 회로가 느려지는 '브레인 포그'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의욕 저하와 우울감이 동반되면서 환자는 깨어 있는 시간 내내 몸이 천근만근 무거운 묵직한 피로감을 호소하게 된다.
단순 피로와 갑상선 질환의 결정적 차이
단순한 피로는 휴식이나 수면으로 어느 정도 회복되지만, 갑상선 질환에 의한 피로는 뚜렷한 신체 변화를 동반한다. 항진증의 경우 식욕은 늘지만 체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더위를 몹시 타며 땀이 많아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반면 저하증은 많이 먹지 않아도 체중이 증가하며, 피부가 유독 건조해지고 추위를 극심하게 느끼게 된다. 이러한 대사 불균형 신호를 단순히 노화나 스트레스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진단과 대사를 정상화하는 치료 과정
갑상선 이상 여부는 간단한 혈액 검사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혈중 갑상선 호르몬(T3, T4) 수치와 이를 조절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를 정밀하게 비교하여 진단한다. 항진증의 경우 항갑상선제를 복용하여 호르몬 생성을 조절하며, 평균 1.5~2년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저하증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호르몬제 복용이 필수적이다. 이는 약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을 채워 깨진 대사 균형을 정상화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건강한 신체 엔진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 습관
갑상선 질환 환자라면 식단과 영양제 섭취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 미역 등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는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되므로, 항진증 환자는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한 칼슘제나 종합 비타민은 갑상선 호르몬제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약 복용 후 최소 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생 갑상선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해 온 임상의로서 강조하건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정확한 약물 복용과 올바른 생활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한 신체 엔진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칼럼기고_ 땡큐서울의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원장